의료법률 상식

레이저 화상,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여부 가르는 기준

✍ 윤태중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태신(메디칼로)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작성·감수

레이저 화상의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여부는 ‘화상이 생겼는가’가 아니라 ‘지켜야 할 주의의무를 어겼는가’로 갈립니다. 화상이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화상이 경미하더라도 출력 설정을 잘못했거나 냉각·시술 부위 확인을 빠뜨린 정황이 확인되면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즉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과정을 어떤 틀로 따지는지, 환자와 의료인이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란 무엇이고, 레이저 화상에 왜 적용되나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를 게을리해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형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정형은 조문 문언을 직접 확인해야 하므로 이 글에서는 형량을 따로 적지 않습니다.

의료행위는 여기서 말하는 ‘업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시술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않아 환자가 다쳤다면 이 조문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한편 어떤 시술을 누가 시행할 수 있는지, 간호사 등 의료인이 의사의 지도·감독 아래 어느 범위까지 보조할 수 있는지는 시술의 종류와 사용 장비, 구체적인 지시·감독 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직역만 놓고 일률적으로 결론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레이저·고주파·초음파 장비는 열에너지를 피부에 전달하는 기기입니다. 출력, 조사 시간, 간격, 냉각, 피부 상태 확인 중 어느 하나가 어긋나면 화상·색소침착·흉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법적으로 갈리는 지점은 하나입니다. 그 화상이 ‘주의를 다해도 생길 수 있는 반응’인지, ‘주의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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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화상에서 과실을 판단하는 네 가지 축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으로, 실제 사건·인물과 무관합니다.

형사든 민사든, 의료과실 판단은 대체로 다음 네 가지를 확인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 주의의무 위반 — 같은 상황의 통상적인 의료인이라면 했을 조치를 하지 않았는가
  • 결과 발생 — 상해에 해당하는 신체 손상이 실제로 있는가
  • 인과관계 — 그 위반이 화상의 원인이 되었는가
  • 예견·회피 가능성 — 그런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고, 피할 수 있었는가

이 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이 인과관계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시술 직후 물집이 잡혔으니 당연히 시술 탓이라고 느끼지만, 절차 안에서는 그 연결고리를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시술 전 피부 상태를 찍어둔 사진이 없으면, 기존 병변인지 시술로 생긴 손상인지 다투기가 어려워집니다.

부작용과 과실은 어떻게 다른가 — 성립여부가 갈리는 정황들

레이저 시술에는 일정 범위의 열손상 반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홍반, 가벼운 딱지, 일시적 색소 변화는 흔히 예상되는 경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 범위를 넘어선 손상이 생겼을 때입니다. 아래는 실무에서 다툼의 초점이 되는 항목들을 정리한 것으로, 어느 한 칸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과실 유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분 다툼 소지가 비교적 적은 정황 다툼이 되기 쉬운 정황
출력 설정 설정값이 기록되어 있고 사전 테스트 시행 설정값 기록 없음, 급격한 출력 상향
시술 주체 담당자와 지도·감독 관계가 기록으로 확인 실제 시술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음
시술 중 대응 통증 호소 시 중단·냉각 후 기록 호소 내용과 대응이 남아 있지 않음
사후 처치 처치 내용과 경과 관찰·재방문 안내 기록 처치 및 경과 관찰 내용이 확인되지 않음
사전 설명 설명한 위험의 내용이 기록으로 남음 동의서 서명 외에 설명 내용이 확인되지 않음

표에서 보듯 판단의 출발점은 대부분 진료기록입니다. 시술 파라미터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면 의료인 측도 자신이 적절히 시술했다는 점을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다만 의사가 직접 시술했다는 사정만으로 과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출력 조절, 시술 전 피부 상태 확인, 시술 중 반응 관찰, 사후 처치와 추적관찰 지시 등 각 단계마다 별도로 주의의무 이행 여부가 검토됩니다. 반대로 처치의 적정성 판단은 화상의 정도와 당시 상황에 대한 의료 전문가의 감정 등을 거쳐야 하는 영역이어서, 처치 내용만 떼어놓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이 놓치는 함정 — 시술 주체 문제와 설명의무는 별개다

레이저 화상 사건은 업무상과실치상죄 하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시술을 누가 했는지가 쟁점이 되면, 의료법상 시술 주체 문제가 과실 여부와 별개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떤 장비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감독 아래 이루어진 진료보조에 해당하는지 등을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비의료인이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환자가 “상담실장이 눌러줬다”, “의사는 잠깐 들어왔다 나갔다”고 기억하는 사건에서, 실제 쟁점이 과실이 아니라 시술 주체로 옮겨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하나, 설명의무 위반은 형사 과실과 결이 다릅니다. 화상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은 민사상 손해배상(주로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에서 주로 문제되지, 그것만으로 곧바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한 것으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설명은 구두로도 이루어질 수 있어서, 기록이 없다는 사정이 곧바로 설명의무 위반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기록이 없으면 설명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어떤 위험을 어느 정도로 설명했는지 남겨두는 것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으로, 실제 사건·인물과 무관합니다.

많은 분이 곧바로 형사 고소부터 생각합니다. 하지만 두 절차는 목적과 요구 수준이 다릅니다.

구분 형사(업무상과실치상) 민사(손해배상)
목적 처벌 금전 배상
입증 정도 매우 엄격 상대적으로 완화
주된 결과 형사처벌 치료비·위자료 등
진행 주체 수사기관 당사자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합니다. 이는 유죄판결의 기준이고,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정해 기소할지 판단하는 단계와는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형사절차 전반이 민사보다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다 보니, 같은 사건에서 형사는 불기소, 민사는 일부 배상 인정으로 결론이 갈리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보상이 주된 목적이라면 민사와 함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절차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정·중재의 개시 요건, 감정 절차의 진행 방식과 비용 부담은 사건 유형과 진행 경과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용 전에 해당 기관의 절차 안내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레이저 화상 발생 후 바로 해야 할 일 (환자·의료인 공통)

초기 며칠 사이에 남긴 자료는 이후 판단에서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피부는 회복되고, 기억은 흐려지며, 기록은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환자라면 다음을 우선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화상 부위 사진 — 발생 직후부터 날짜가 확인되게, 같은 각도로 주기적으로
  • 진료기록·간호기록 사본, 시술 동의서, 결제 내역, 예약·상담 문자
  •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단서(현재 상태, 필요한 치료와 예상 기간)
  • 병원과 주고받은 대화·통화 내용 정리(사후 설명이 바뀌는지 확인용)

의료인이라면 반대 방향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고 직후 기록을 수정하거나 뒤늦게 추가 기재하는 것은 특히 위험한 선택입니다. 기록 변경 이력은 확인될 수 있고,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사용 장비의 기종과 설정값, 시술 담당자, 시술 중 환자 반응과 사후 처치 경과를 사실 그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마무리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레이저 화상의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여부는 화상의 유무가 아니라, 주의의무 위반·인과관계·예견가능성이 모두 인정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통상 예상되는 범위의 열반응은 부작용으로 평가되지만, 설정 오류, 시술 주체의 불명확, 통증 호소에 대한 대응 미흡, 사후 관리 부실 같은 정황이 확인되면 과실 여부가 본격적으로 다투어집니다.

이때 판단의 기초가 되는 자료는 진료기록과 초기 사진만이 아닙니다. 시술 전후의 의무기록, 장비 설정 및 사용 기록, 당사자 진술, 피부 상태와 치료 경과, 그리고 의료 전문가의 감정의견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날짜가 확인되도록 환부 사진을 남기고, 진료기록 사본을 청구하고, 다른 의료기관에서 현재 상태와 필요한 치료에 관한 진단서를 받아 두는 것입니다. 진단서가 화상의 원인이나 시술상 과실을 곧바로 확인해 주지는 않지만, 당시 상태와 치료 필요성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자료가 갖춰진 뒤에야 형사·민사·조정 중 어떤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으로, 실제 사건·인물과 무관합니다.

⚖ 관련 판례

아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검색된 실제 판례 중, 이 글의 쟁점과 관련된 것을 선별한 것입니다.

  • 대법원 2024도9443 (2025.05.15 선고)
    업무상과실치상[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가 금지되고 고령자에게 신중한 투여가 권고되는 맥페란주사액을 투여한 의사의 행위가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건]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의 존재 외에 그러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인과관계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을 위해서는 과실뿐 아니라 인과관계까지 엄격한 증거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법리로, 레이저 화상 사건에서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글의 핵심 논지와 직접 관련됨.
  • 대법원 2024도20371 (2025.04.15 선고)
    업무상과실치상[작업치료사가 장애아동을 치료하면서 발생한 사고에 관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업무상과실이란 당해 업무의 내용과 성질 또는 담당자의 업무상 지위 등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결과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 의료기사 등 의료 관련 업무 종사자의 업무상과실치상 성립 요건과 과실·인과관계의 증명책임 및 판단 기준을 제시하여, 레이저 시술에서의 주의의무 판단 구조(예견가능성, 회피가능성,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직접 참고가 됨.

※ 판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사건정보와 인용문은 원문 그대로이며, 인용은 원문 대조 검증을 거쳤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본문과 일치하는지는 원문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레이저 시술 후 화상이 생기면 무조건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하나요?

A. 아닙니다. 화상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시술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어겼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화상이 경미한데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화상의 정도가 크지 않더라도 출력 설정 오류, 냉각 절차 누락, 시술 부위 확인 소홀 등 주의의무 위반 정황이 확인되면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과의 경중보다 과정상 과실 유무가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Q. 환자 입장에서 인과관계를 입증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시술 전후 피부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나 진료기록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시술 전 사진이 없으면 화상이 기존 피부 병변 때문인지 시술로 인한 손상인지 다투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증상 발생 시점과 경과를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간호사가 레이저 시술을 하다가 화상이 생기면 의사 책임인가요, 간호사 책임인가요?

A. 누가 시술을 시행했는지, 의사의 지도·감독이 어느 범위까지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며 직역만으로 일률적으로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시술의 종류와 장비, 구체적인 지시·감독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개별 사안마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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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소개

윤태중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전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
  • 사법시험 합격
  • 검사 출신

찾아오는 길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0길 18 (서초동, 유성빌딩) 4층·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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