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태중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태신(메디칼로)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작성·감수
📰 이 글은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합니다: 언론 보도 「환자 의무기록 찍힌 사진 지인에 유출…간호사·병원 의료법 위반 고발」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의료법 위반 환자정보 유출 사안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근무 중 셀카를 찍었는데, 그 사진에 환자의 의무기록이 함께 찍혀 있었습니다.
이 간호사는 해당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보냈고, 이 사실이 민원으로 접수되면서 관할 보건소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간호사 본인은 사진을 전송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인정했다는 것과 누설의 고의가 인정되거나 유죄가 확정되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보건소는 간호사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양벌규정에 따라 소속 병원도 함께 고발했고, 형사처분 결과를 보고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건에서 검토되는 책임은 세 갈래입니다. 간호사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 병원에 대한 양벌규정상 벌금, 그리고 면허에 관한 행정처분입니다.
의료법 위반 환자정보 유출, 어떤 경우에 죄가 되나

이 사안에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핵심은 의료법의 정보 누설 금지 규정입니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진료·간호 업무, 진료기록 관리 업무 등을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해서는 안 됩니다.
형법에도 업무상비밀누설죄가 있지만, 형법 조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등을 열거하고 있어 간호사는 그 목록에 없습니다. 반면 의료법 규정은 간호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적용됩니다. 간호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죄가 성립하려면 다음 요건이 필요합니다.
- 주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종사자
- 대상: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환자의 병명, 처방, 검사 결과 등)
- 행위: 그 정보를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는 ‘누설’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발표’
- 고의: 다른 사람의 정보가 담겨 있고 그것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는 것(미필적 고의 포함)
누설 상대가 단 한 명이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지인 한 사람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라도 요건을 채울 수 있습니다.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울러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사람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한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도 함께 검토됩니다. 이 규정은 건강정보 같은 민감정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업무상 취득한 정보인지, 누설이나 권한 없는 제공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은 ‘고의’입니다.
의무기록이 찍힌 사실을 전혀 모르고 보냈다면 누설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사진에 환자 정보가 보인다는 점을 인식하고서도 그대로 전송했다면, 처음 목적이 셀카였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다’는 사정, 즉 단순한 부주의만으로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정보가 전달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의료 분쟁·의료법 문제로 더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면 메디칼로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연락처는 글 하단 안내 참고)
부주의한 유출인데 병원이 함께 고발된 이유, 양벌규정

많은 분이 의아해하는 대목입니다. 간호사 개인의 행위인데 왜 병원까지 고발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의료법은 종업원이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뿐 아니라 그가 속한 법인이나 개인(개설자)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직원의 위반행위를 사업주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양벌규정이 적용되려면 먼저 행위자인 간호사에게 위반행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행위가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근무 중 사적으로 셀카를 찍어 전송한 행위가 병원 업무에 관한 위반행위로 평가되는지, 처벌 대상이 되는 법인 또는 개설자가 누구인지도 먼저 확인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병원이 위반행위를 막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 단서 조항이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병원이 다투게 될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정보·환자정보 보호에 관한 내부 규정이 있었는지
- 직원 대상 정기 교육을 실제로 했고 기록이 남아 있는지
- 진료 공간에서의 휴대전화 촬영 제한 등 구체적 통제 조치가 있었는지
- 사건 인지 후 즉시 조사·시정에 나섰는지
이 밖에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주의·감독이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는 사정은 모두 판단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규정이 서류로만 존재하고 실제 교육이나 점검이 없었다면 면책을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분과 행정처분(자격정지)은 어떻게 연결되나
보건소가 형사처분 결과를 보고 행정처분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지만, 행정처분이 반드시 형사판결 확정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위반 사실을 독자적으로 조사·판단해 처분할 수 있습니다.
의료인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는 등 관련 법을 위반한 경우 면허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자격정지는 목적과 근거가 다르므로, 벌금을 냈다고 행정처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 구분 | 형사처분 | 행정처분 | 민사책임 |
|---|---|---|---|
| 대상 | 간호사 개인 / 병원·개설자(양벌규정) | 간호사(면허) | 간호사, 병원(사용자) |
| 내용 | 간호사: 징역 또는 벌금 / 병원·개설자: 벌금 | 면허자격정지 등 | 위자료 등 손해배상 |
| 결정 주체 | 법원(기소 여부는 검찰) | 보건복지부(보건소 조사) | 법원 또는 합의 |
| 시작 계기 | 고소·고발 | 행정청의 조사·통보 | 피해자의 청구 |
여기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의료법은 이 정보 누설 규정 위반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친고죄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보건소의 고발은 수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의료법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려면 피해자(또는 법정대리인 등 법률상 고소권자)의 고소가 필요합니다. 친고죄의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므로, 고소 없이 시간이 지나면 의료법 위반으로는 재판에 넘길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의료법 위반 부분에 관한 것이고, 함께 문제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환자와 의료인, 각각 지금 확인해야 할 것
환자라면 먼저 누가 정보를 유출했는지, 그리고 유출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기록해 두십시오. 고소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계산되므로, 유출 사실을 안 날과 유출한 사람을 안 날이 다르다면 두 시점을 모두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유출된 사진·메시지의 캡처(전송 일시, 수신자가 보이도록)
- 내 의무기록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료 내역
- 병원에 유출 경위 확인을 요청한 기록(문자·이메일 등)
- 보건소 민원 접수 내역
의료인이라면 ‘몰랐다’는 말보다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촬영 당시 상황, 사진에 무엇이 어느 정도 식별되는지, 전송 상대와 이후 조치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병원 개설자는 교육 이수 기록, 내부 규정, 점검 자료를 지금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양벌규정의 단서를 다툴 때 핵심 자료가 됩니다.
정보를 알아도 혼자 대응하면 어디서 손해를 보나
이런 사건은 죄의 성립 여부뿐 아니라 절차의 순서에서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는 고소기간을 놓치거나, 보건소 민원만 넣고 고소를 하지 않아 의료법 위반에 관한 형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민사 손해배상을 함께 고려하지 않아 위자료 청구의 근거 자료를 초기에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료인은 보건소 조사 단계에서 한 진술이 수사기록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고의 여부가 핵심인 사건에서 초기 진술의 표현은 이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진술 전에 경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은 양벌규정의 단서에 관한 자료를 언제 어떻게 제출하느냐가 중요한데, 수사 단계에서 제때 정리하지 못하면 방어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개입하면 달라지는 것은 결과의 약속이 아니라 절차의 정리입니다. 고소·고발과 행정처분의 시간표를 먼저 세우고, 진술과 자료를 그 시간표에 맞춰 준비하며, 상대 측 주장의 근거를 하나씩 검토해 대응 논리를 만드는 과정이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마무리 — 지금 할 일 정리
이 사건은 거창한 해킹이 아니라 셀카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의료법 위반 환자정보 유출은 그만큼 일상적인 장면에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에는 고의가 필요하므로 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고, 책임은 개인·병원·면허 세 방향으로 동시에 번질 수 있습니다.
읽고 난 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환자: 유출 사실과 유출한 사람을 알게 된 날짜를 각각 적고, 고소기간(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 여부를 결정할 것
- 의료인: 촬영·전송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보건소 조사 진술 내용을 기록해 둘 것
- 병원: 환자정보 보호 규정, 교육 기록, 점검 자료를 즉시 수집해 둘 것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증거만이 아니라 절차상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오늘 정리해 둘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간호사가 실수로 환자 정보가 담긴 사진을 전송했다면 무조건 처벌받나요?
A. 의료법상 정보 누설죄가 성립하려면 다른 사람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그것이 전달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용인했다는 고의가 필요합니다. 의무기록이 찍힌 사실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이는 개별 사안의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Q. 환자 정보를 지인 한 명에게만 보냈는데도 의료법 위반이 되나요?
A. 네, 의료법상 누설은 상대방이 한 명이든 다수든 성립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으로 지인 한 사람에게 전송한 경우라도 정보를 모르는 사람에게 알린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간호사가 처벌받으면 병원도 함께 처벌받나요?
A. 의료법에는 양벌규정이 있어 소속 병원의 개설자나 법인도 벌금형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이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책임을 면할 여지도 있으므로, 병원 측의 내부 관리 체계와 예방 조치 여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형사처벌과 별개로 간호사 면허에도 불이익이 있나요?
A. 형사처분 결과와는 별도로 보건소나 관할 기관이 면허와 관련한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통상 형사사건의 결론(기소 여부, 유죄 확정 여부 등)을 확인한 후 행정처분 여부와 수위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참고한 뉴스
이 글은 아래 보도를 계기로 작성된 법률 정보 글입니다.
환자 의무기록 찍힌 사진 지인에 유출…간호사·병원 의료법 위반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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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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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중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 출신 변호사로,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환자정보 유출과 같이 형사·행정·민사 절차가 동시에 얽히는 사건에서는 사건 초기부터 진술과 증거를 함께 정리하고, 보건소·수사기관·상대방 주장의 근거를 하나씩 검토해 대응 논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예상되는 결과의 범위는 숨기지 않고 설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