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률 상식

설명의무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과의 관계, 설명 안 하면 형사처벌일까

설명의무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과의 관계, 설명 안 하면 형사처벌일까

✍ 윤태중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태신(메디칼로)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작성·감수

설명의무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과의 관계를 검색하신 분이 가장 먼저 알고 싶은 것은 한 가지일 것입니다. 의사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것만으로 형사처벌이 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설명을 빠뜨린 사실 자체가 곧바로 업무상과실치사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원칙적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문제이고, 업무상과실치사상은 진료 과정의 부주의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문제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도 아닙니다.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되고 그것이 결과 발생과 이어지는 경우에는 형사상 과실 판단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경계가 어디인지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설명의무란 무엇이고, 위반하면 어떤 책임이 생기나

설명의무는 의사가 수술이나 침습적 시술을 하기 전에 환자에게 진단명, 치료 방법과 내용, 예상되는 위험과 부작용, 다른 치료 방법 등을 알려 환자가 스스로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게 하는 의무입니다.

이 의무는 진료계약과 불법행위 법리에서 나오는 민사상 의무입니다. 이와 별도로 의료법은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수혈·전신마취를 할 때 환자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설명·동의 절차로 지체되면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가 생길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이 법정 의무를 어기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민사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환자는 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나쁜 결과 전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넓어지려면, 설명을 들었다면 그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 더해 설명의무 위반과 중대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고, 그 위반이 구체적 치료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문턱이 낮지 않습니다.

즉 민사에서는 설명 누락 자체가 독립된 책임 근거가 되지만, 위자료를 넘어 전체 손해로 확장되는 데에는 별도의 요건이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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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사상은 무엇이 있어야 성립하나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은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범죄입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성립하려면 아래 요소가 모두 필요하고, 이를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 업무상 과실: 당시 의료 수준에서 요구되는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있었고, 결과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않았을 것
  • 결과: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했을 것
  • 인과관계: 그 부주의와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 ‘그 부주의가 없었다면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는 조건관계만으로는 부족하며, 이 점은 형사재판에서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과실은 진단, 시술 방법 선택, 수술 중 조작, 경과 관찰, 응급 대처처럼 진료행위 자체에 관한 부주의를 뜻합니다. 환자에게 무엇을 알려 주었느냐는 문제와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설명의무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과의 관계, 세 갈래로 나누기

설명이 부족했던 상황도 유형에 따라 형사책임 인정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사안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첫째, 설명은 부족했지만 시술 자체는 적절했고 결과는 피할 수 없는 합병증인 경우입니다. 이때는 진료상 과실이 없으므로 업무상과실치사상은 성립하기 어렵고, 민사상 위자료 문제로 남습니다.

둘째, 설명을 제대로 했다면 환자가 그 시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받지 않았다면 결과도 없었을 경우입니다. 이때는 설명 누락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설명을 들었으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연결만으로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 누락이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되고, 결과의 예견·회피 가능성과 상당인과관계까지 인정되어야 하므로, 시술 자체가 의학적으로 적절했다면 형사상 과실로 평가되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높습니다.

셋째, 설명이 치료 방법에 대한 안내를 넘어 위험 회피 조치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약 복용 방법,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 증상과 그때 즉시 병원에 와야 한다는 안내가 빠져 환자가 대처하지 못하고 결과가 악화된 경우입니다.

이런 지도·안내는 환자의 결정을 돕는 설명이 아니라 진료상 주의의무의 일부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의 누락은 형사상 과실 판단에 비교적 직접적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구분 민사 (설명의무 위반) 형사 (업무상과실치사상)
보호 대상 환자의 자기결정권 생명·신체
설명 누락만으로 위자료 책임 가능 그 자체로는 성립 안 됨
핵심 쟁점 설명 내용·시점·충분성 진료상 과실과 인과관계
입증 책임 설명했다는 점은 의료인 측 과실·인과관계는 검사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 동의서 서명과 설명의 ‘내용’

환자든 의료인이든 가장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동의서입니다.

수술 동의서에 서명이 있다고 해서 설명의무를 다한 것은 아닙니다. 수술 직전 급하게 서명만 받았거나, 인쇄된 일반 문구만 있고 그 환자에게 특별히 중요한 위험이 빠져 있었다면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자 측이 놓치기 쉬운 함정도 있습니다. 민사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었다고 해서 형사 고소도 같은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형사에서는 설명 누락이 아니라 진료 과정의 부주의와 결과의 연결을 따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안을 판단할 때는 아래 질문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 시술 자체가 당시 의료 수준에서 적절했는가
  • 결과가 시술 과정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인가, 피할 수 없는 합병증인가
  • 빠진 설명이 치료 선택에 관한 것인가, 위험 회피를 위한 지도에 관한 것인가
  • 설명을 들었다면 환자의 선택이나 행동이 달라졌을 것인가, 그리고 그 연결이 상당인과관계로 평가될 수 있는가

첫 두 질문에서 과실이 보이지 않으면 형사보다는 민사 위자료가 현실적인 경로입니다. 세 번째 질문에서 지도 누락이 보이면 형사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혼자 대응할 때 놓치기 쉬운 것

위 기준을 알더라도, 실제 대응은 기록에서 갈립니다. 설명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진료기록, 동의서의 작성 시각, 간호기록, 외래 경과기록에 흩어져 있습니다.

환자 측은 의료법상 진료기록 열람·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흐려지고, 어떤 기록을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면 핵심이 빠진 채 받게 됩니다. 특히 설명 시점과 수술 시각의 간격, 설명자가 누구였는지는 처음 기록을 받을 때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의료인 측은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받으면 동의서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민사에서는 설명을 충분히 했다는 점을 의료인이 입증해야 하므로, 동의서 외에 설명 내용을 뒷받침할 기록과 진술을 초기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절차 선택입니다. 형사 고소,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민사소송은 입증의 초점과 걸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설명 누락이 핵심인 사안을 형사 고소로만 끌고 가면 과실과 인과관계 입증에서 막혀 시간만 흐를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초기에 개입하면 기록을 어떤 범위로 확보할지, 의무기록 감정에서 무엇을 물을지, 설명의무와 진료상 과실 중 어느 쪽을 중심 쟁점으로 세울지를 먼저 정하고 절차를 고릅니다. 결과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쟁점을 잘못 잡아 시간과 증거를 잃는 일을 막는 것입니다.

정리: 지금 확인할 것과 준비할 것

분쟁 초기에 무엇을 확보하고 어떤 쟁점을 먼저 구분해야 하는지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민사에서 독립된 책임 근거이지만, 형사 업무상과실치사상은 진료상 과실과 인과관계가 따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설명 누락이 형사 과실 판단에 들어오려면 그것이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되고 결과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하며, 위험 회피 지도의 누락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읽고 나서 할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환자 측: 진료기록 전체와 동의서 사본을 발급받고, 설명이 이루어진 날짜·시각·설명자를 메모
  • 환자 측: 설명을 들었다면 선택이나 행동이 달라졌을지를 스스로 정리
  • 의료인 측: 동의서 외에 설명 내용을 뒷받침하는 기록·진술을 초기에 확보
  • 양측 공통: 쟁점이 설명 누락인지 진료상 과실인지 먼저 구분한 뒤 절차 선택

이 구분만 정확히 해 두어도, 어느 절차에서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으로, 실제 사건·인물과 무관합니다.

⚖ 관련 판례

아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검색된 실제 판례 중, 이 글의 쟁점과 관련된 것을 선별한 것입니다.

  • 대법원 2023도3217 (2026.07.16 선고)
    업무상과실치상

    “의료사고로 인한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인 의사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예견하거나 회피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상 성립요건, 과실 판단 기준, 인과관계 증명 정도를 다룬 판례로 글의 핵심 쟁점인 설명의무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함

※ 판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사건정보와 인용문은 원문 그대로이며, 인용은 원문 대조 검증을 거쳤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본문과 일치하는지는 원문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의사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이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원칙적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 문제이고, 업무상과실치사상은 진료 과정의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과 그로 인한 상해·사망 결과, 그리고 상당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되어야 성립합니다. 설명을 빠뜨린 사실만으로는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Q. 설명의무 위반이 형사 과실 판단에 반영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A.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 단순한 절차 누락을 넘어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되고, 그 위반이 상해나 사망이라는 결과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때 형사상 과실 판단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안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되는 영역입니다.

Q. 설명의무 위반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A. 자기결정권 침해 자체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설명 누락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쁜 결과 전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범위를 넓히려면, 설명을 들었다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설명의무 위반이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될 정도라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해 요건이 더 까다롭습니다.

Q. 의료법상 설명·동의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A.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수술 등에서 설명과 서면 동의를 받지 않으면 의료법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 책임과는 별개의 행정적 제재이므로, 두 책임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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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소개

윤태중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전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
  • 사법시험 합격
  • 검사 출신

찾아오는 길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0길 18 (서초동, 유성빌딩) 4층·6층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9번·1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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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중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 출신 변호사로,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이 얽힌 사건에서는 사건 초기부터 진료기록과 동의서, 설명 경위에 관한 진술을 함께 정리하고, 병원·보험사·상대방 주장의 근거를 하나씩 검토해 설명 누락과 진료상 과실 중 어느 쪽이 쟁점인지부터 가려냅니다. 예상되는 결과의 범위는 숨기지 않고 설명합니다.

개별 사건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에 따라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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