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중 변호사 · Yun Tae Joong
응급실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진료 거부가 곧바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환자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한 거부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당시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가 무엇이었고, 병원이 실제로 그 처치를 제공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9월 8일부터 시행된 응급의료법 시행령은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했습니다. 저는 그 기준을 수용할 수 없었던 이유, 다른 병원으로 이어지는 조치,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응급의료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응급의료종사자가 업무 중 응급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를 하도록 정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는 거부나 기피는 금지됩니다. 이미 시작한 응급의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하는 것도 제10조에 따라 금지됩니다. 응급의료법 제6조·제10조
다만 응급환자가 여러 명이면 의학적 판단에 따라 더 위급한 환자를 먼저 진료해야 합니다. 접수 순서와 진료 순서가 다르거나 대기 시간이 길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진료 거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평가했는지, 기다리는 동안 상태 변화에 대응했는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제8조
2026년 시행령이 정한 ‘정당한 사유’는 무엇인가요?
시행령 제1조의2 제1항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규정합니다. 아래는 조문의 취지를 풀어 쓴 것으로, 개별 상황은 실제 요건과 대조해야 합니다. 현행 시행령 제1조의2
- 응급의료자원이 모두 운용 중인 경우: 인력·시설·장비 등 자원이 모두 운용 중이어서 새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평소 인력이 적다는 설명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 급성중증응급환자에게 지체 없이 최종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 최종진료가 가능한 인력이 다른 급성중증응급환자를 진료 중이거나, 다른 급성중증응급환자의 예정된 수술 등과 시간이 겹치는 등의 조문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모든 예정 수술이 일률적으로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 재난 등으로 수용이 불가피하게 어려운 경우: 통신·전력 마비, 화재·붕괴 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위 사유에 준하는 불가피한 경우: 구체적인 사정이 앞선 유형들과 어느 정도로 비슷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두 번째 유형의 급성중증응급환자는 중증도로 분류된 응급환자 중 중증외상·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 기능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급성 증상이 있는 환자를 말합니다. 여기서 최종진료는 중대한 위해의 직접 원인인 질환이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진료이며, 그 범위와 내용의 세부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바쁜 응급실’이나 ‘전문의가 부족한 병원’이라는 일반적인 설명만으로 이 요건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수용 곤란’ 통보만 하면 책임이 없어지나요?
시행령 제1조의2 제2항은 정당한 사유로 응급환자 수용이 곤란해진 의료기관의 장에게, 응급실 진료 상황을 기준으로 사유가 생긴 사실과 해소된 사실을 모두 지체 없이 통보하도록 합니다. 응급의료정보통신망을 통해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또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알리는 절차입니다.
이 통보는 현재 진료 능력을 공유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통보했다는 사실이 실제 사유의 존재나 모든 조치의 적절함을 자동으로 입증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진료가 가능한 상태로 바뀌었는데도 수용 곤란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그 사이의 상황과 해소 통보 시각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는 “수용 불가”라는 짧은 문구만 남기기보다, 어떤 자원이 사용 중이었고 어떤 처치가 어려웠는지, 요청받은 환자 정보와 통보·해소 시각을 연결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중에 결과만 보고 당시 상황을 추측하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료가 어렵다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면 끝인가요?
이미 해당 의료기관에 있는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의료인은 지체 없이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병원장은 안전한 이송에 필요한 의료기구와 인력을 제공하고, 받는 병원에 진료에 필요한 의무기록을 전달해야 합니다. 응급의료법 제11조
시행규칙 제4조는 받는 병원에 연락하고 적절한 이송수단을 알선하거나 제공하도록 정합니다. 직접 연락하거나 준비할 수 없다면 응급의료지원센터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응급환자진료의뢰서, 검사기록 등 필요한 자료도 함께 전달하는 대상입니다. 시행규칙 제4조
따라서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말이 있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는 이송 계획과 연락·처치·기록 전달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반면 도착 전 구급대의 수용 문의에 답한 상황은 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환자를 이송한 상황과 구분해서 검토해야 합니다.
상황별로 확인할 내용을 정리하면

| 상황 | 핵심 확인사항 | 함께 살필 자료 |
|---|---|---|
| 다른 환자보다 진료가 늦음 | 의학적 우선순위와 대기 중 상태 변화 | 중증도 평가·활력징후·재평가 기록 |
| 인력·시설 부족을 이유로 수용 거절 | 실제로 필요한 응급처치 또는 최종진료가 불가능했는지 | 수용 문의 내용·당시 자원 현황·수용 곤란 통보 |
| 진료 중 다른 병원으로 이송 | 받는 병원 연락·이송수단·안전 조치·의무기록 전달 | 진료의뢰서·처치기록·이송 경과 |
| 비응급으로 판단해 외래 등에 안내 | 의료인의 판단·환자 또는 법정대리인 동의·이유와 필요한 진료 설명 | 진찰 내용·설명과 의뢰 경위 |
환자와 보호자는 어떤 기록을 남기면 좋을까요?
우선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의료진과 119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진료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후 경위를 검토할 때는 아래 순서로 시간을 맞춰 정리해 보세요.
- 요청 시점: 언제 어떤 증상을 알렸고 어떤 진료를 요청했는지 적습니다. 실제로 전달한 내용과 나중에 알게 된 진단을 구분합니다.
- 병원의 답변: 거절·대기·전원 이유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연락했는지 남깁니다.
- 환자 상태: 당시 의식·호흡 등 관찰한 증상과 이후 변화, 검사·처치가 이루어진 시간을 확보한 기록과 맞춥니다.
- 이송 경과: 출발·도착 시각, 받는 병원과의 연락, 이송 중 처치, 전달한 자료를 정리합니다.
- 관련 자료: 본인 진료기록, 응급환자진료의뢰서, 적법하게 확보한 통화·문자 등 원본을 보관합니다.
당직 현황이나 다른 환자의 진료 상황, 병원 내부의 통보 자료까지 환자가 곧바로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 기록의 사본 발급과 기관 내부 자료의 확인 절차를 구분해야 합니다. 확보하지 못한 자료는 별도 목록으로 남겨 두고, 분쟁 절차에서 어떤 방법으로 확인할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119 구급차로 왔으면 무조건 받아야 하나요?
119로 이송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병원이 모든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청 당시 환자 정보와 병원의 실제 진료 능력, 정당한 사유의 존재를 확인해야 합니다. 구급대가 전달한 증상과 병원이 답한 내용을 함께 살피는 이유입니다.
응급환자가 아니라며 외래 진료를 안내한 것도 거부인가요?
의료인이 비응급으로 판단했지만 진료가 필요한 경우, 환자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다른 진료시설에 의뢰하거나 이송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비응급으로 판단한 이유를 설명하고 필요한 진료 내용과 진료과목 등을 권유해야 합니다. 단순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한 것과는 구분됩니다. 시행령 제2조
수용을 거절당한 뒤 상태가 나빠졌다면 바로 배상받을 수 있나요?
거절 뒤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시간적 순서만으로 배상책임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그 지연이나 조치 부족이 손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저는 먼저 요청·답변·진료·이송의 시간 흐름을 맞추고, 각 시점에서 가능했던 조치를 나누어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이 기준은 일반 병원 외래의 진료 거부에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이 글은 응급의료법상 응급의료 거부와 이송을 다룹니다. 일반 외래의 예약 취소나 진료 거절은 의료법상 진료 거부 금지 규정과 구체적인 사정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응급의료 시행령의 유형을 모든 외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됩니다.
공식 근거
2026년 10월 11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원문을 확인했습니다. 법률은 2026년 6월 24일 시행본, 시행령은 2026년 9월 8일 시행본, 시행규칙은 2026년 8월 14일 시행본의 관련 조문을 기준으로 설명했습니다. 아래 링크는 이후 개정될 수 있는 현행 법령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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