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태중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태신(메디칼로)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작성·감수
📰 이 글은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합니다: 언론 보도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응급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의료계 강력 반발」
응급의료법 개정안, 이른바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받아줄 병원을 찾아 구급차가 떠도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겠다는 취지의 개정 논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러한 개정으로 의료진의 책임이 무한정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 판단의 중심은 여전히 ‘거부나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가’이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그 사유를 누가 어떻게 기록으로 남기고 확인하느냐입니다.
환자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용 지정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손해배상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으며, 지정과 거부의 경위를 기록으로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 보도된 내용과 먼저 가려야 할 점
보도에 따르면 개정안의 핵심은,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구급대가 병원에 일일이 연락해 수용 가능 여부를 묻고 거절되면 다음 병원을 찾는 기존 방식 대신, 공적인 상황실 등이 환자를 받을 병원을 ‘지정’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데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읽는 시점에 먼저 가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법률안은 발의, 상임위원회 의결, 본회의 의결, 공포, 시행이라는 단계를 거치며, 보도만으로는 어느 단계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본회의를 통과했더라도 공포·시행 전이라면 아직 현행 제도가 아닙니다. 지정의 주체가 어느 기관인지, 대상 환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기관 사이의 권한이 어떻게 나뉘는지, 세부 절차를 하위 법령이나 지침에 위임하는지는 의결된 조문과 공포 여부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보도된 개정 방향을 전제로 법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지정 권한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이 우려가 어느 정도 타당한지는 최종 조문에서 절차와 권한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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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논의의 법적 쟁점, 수용 의무와 책임 소재
이 사안에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정된 병원은 환자를 받아야 하는가. 둘째, 지정이 잘못되었거나 수용이 거부되어 환자가 피해를 입으면 누가 책임지는가입니다.
현행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지정 제도는 이 의무 위에 얹히는 구조입니다. 지정을 받았다고 해서 ‘정당한 사유’ 항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개정으로 ‘정당한 사유’의 법률상 판단 기준 자체가 강화된다고 단정할 근거도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다만 개별 사건에서 지정이 있었다는 사정이 거부 경위를 평가하는 하나의 고려 요소로 다뤄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는 전망이지 확정된 법적 기준이 아닙니다.
반대로 수용 능력이 없는 병원이 지정되어 치료가 지연된 경우에는 지정 과정의 판단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병원 아니면 지정 기관’ 식의 양자택일은 아닙니다. 지정 과정에 위법이나 과실이 있었는지, 지정을 받은 병원의 대응에 별도의 의무 위반이 있었는지는 각각 따로 판단됩니다. 지정 기관 측 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그 기관의 운영 주체가 국가·지방자치단체인지, 담당자가 어떤 지위에서 판단했는지에 따라 국가배상 등 적용되는 법적 근거가 달라지므로 이 부분을 구분해 검토해야 합니다.
의료계가 책임 소재를 문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절차의 세부가 법률이 아닌 하위 지침에 담기는 구조가 된다면, 분쟁이 생겼을 때 기준이 지역이나 기관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용 거부·전원 지연 시 의료진의 민형사상 책임 범위

수용 거부나 전원 지연이 문제될 때 의료진이 마주하는 책임은 세 갈래입니다. 각각 판단 기준이 다르므로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 책임 유형 | 문제되는 상황 | 핵심 판단 기준 |
|---|---|---|
| 형사 | 정당한 사유 없는 응급의료 거부·기피, 사안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상 | 거부 당시 수용 불가 사정의 실재 여부, 처치·전원 과정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
| 행정 | 응급의료기관 등의 법령상 의무 위반 | 법령에 정해진 의무 위반 여부와 처분 근거의 존재 |
| 민사 | 거부·지연으로 환자 상태 악화 | 과실·인과관계·손해의 입증 |
형사 책임에서 응급의료 거부·기피가 문제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부 당시 실제로 수용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었는지입니다. 병상 부족, 전문의 부재, 수술실 사용 중 같은 사정이 ‘그 시각에’ 존재했음이 기록으로 확인되면 정당한 사유로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수용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 전후의 응급처치나 전원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행정 책임은 법령상 의무와 그 위반에 대한 처분 근거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지역 지침을 따르지 않았거나 기록이 미비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독립적인 제재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상 의무를 지켰는지 판단하는 자료로는 쓰일 수 있습니다.
민사 책임은 더 까다롭습니다. 환자 측은 수용 거부나 전원 지연이라는 과실뿐 아니라, 제때 받았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인과관계까지 입증해야 합니다. 중증 응급환자는 애초에 예후가 나쁜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늘 다툼이 됩니다.
전원 지연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응급의료법령은 응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에 관한 의무와 절차를 정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구급 이송과 의료기관 간 전원은 의무 주체와 적용 규정이 같지 않으므로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 상황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전원 결정 시각, 상대 병원과의 연락·수용 확인 내역, 이송 중 처치가 기록되어 있는지가 책임 판단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환자와 의료진이 각각 확보해야 할 기록

이 분야 분쟁의 특징은 기록이 없으면 사후 재구성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거부 당시의 병상 상황은 몇 시간만 지나도 바뀝니다.
환자 측이 확보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119 구급활동일지와 이송 경로(어느 병원에 언제 연락했는지)
- 지정 제도가 시행된 경우 상황실의 수용 지정 내역과 통화 기록
- 거부한 병원과 거부 사유
- 최종 수용 병원의 진료기록 일체
의료진 측이 남겨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거부 시각의 병상·인력·장비 현황
- 거부 사유를 상황실 또는 구급대에 통보한 기록
- 전원 시 수용 병원 확인 과정과 환자 상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의료진이 구두로만 거절하고 전산에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당시 정말 자리가 없었다’는 주장은 기억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반대로 환자 측은 병원 진료기록만 챙기고 구급·상황실 기록을 놓치기 쉽습니다. 뺑뺑이 사건의 핵심 증거는 병원 밖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대응할 때 손해 보기 쉬운 지점
위 내용을 알아도 실제 대응은 다릅니다. 구급활동일지와 상황실 기록은 병원 진료기록과 달리 보관 주체가 여러 곳이라, 어느 기관에 무엇을 어떤 절차로 요청해야 하는지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진은 형사 조사 초기 진술이 ‘정당한 사유’ 주장의 틀을 정합니다. 처음에 사정을 두루뭉술하게 말하면, 뒤에 구체적 기록을 내놓아도 진술 번복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환자 측은 인과관계 입증이 관문입니다. 거부로 지연된 시간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의무기록 감정으로 다투는 경우가 많지만, 감정이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진료기록 자체, 구급·이송 기록, 시간 경과에 관한 간접사실도 함께 고려되고, 의료소송에서 논의되는 입증 부담 완화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도 검토 대상입니다. 감정을 하는 경우에는 감정 항목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변호사가 초기에 개입하면 달라지는 것은 결과 보장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어떤 기록을 먼저 확보하고, 상대방 주장의 근거를 어디서 반박하며, 예상되는 결과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미리 정리한 상태에서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마무리: 지금 확인하고 준비할 것
이번 개정 논의는 ‘누가 수용을 결정하는가’를 바꾸는 것이지, 정당한 사유 없는 거부·기피를 금지하는 기본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수용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해서 응급처치·전원 과정의 의무 위반이나 민사상 과실까지 모두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이 책임 유무를 대신 정해 주지는 않지만,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 환자 측: 사건 직후 119 구급활동일지와 (시행 시) 상황실 지정 내역부터 요청하고, 거부 병원과 시각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의료진 측: 거부·전원 당시의 병상·인력 상황을 즉시 전산에 남기고, 상황실·구급대와의 통보 내역을 보관합니다.
- 양측 공통: 개정법이 의결·공포·시행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와 소속 지역의 수용 지침이 확정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절차를 따랐는지 점검합니다.
기록이 갖춰진 뒤에야 형사·민사 어느 쪽이든 ‘정당한 사유’와 ‘인과관계’를 제대로 다툴 수 있습니다.

⚖ 관련 판례
아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검색된 실제 판례 중, 이 글의 쟁점과 관련된 것을 선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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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도3217 (2026.07.16 선고)업무상과실치상
“의사의 과실이 있는지는 같은 업무 또는 분야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의사가 보통 갖추어야 할 통상의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 의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 응급의료 거부 시 의료진의 과실 및 ‘정당한 사유’ 판단과 관련하여, 의사의 업무상 과실 인정 기준과 재량 범위를 다루고 있어 글의 핵심 법적 쟁점(의료진 책임 판단 기준)에 직접 관련됨. -
대법원 2020다218925 (2023.03.09 선고)손해배상(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항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응급환자에 대하여 응급의료를 하여야 하는 경우 응급환자의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였으면 그 법정대리인에게 응급의료에 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고,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지 아니하였다면 동행한 사람에게 설명한 후 응급처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 응급의료 상황에서 의료진의 설명의무와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다루고 있어, 응급실 수용 및 치료 과정에서의 의료진 책임 판단과 관련된 참고 판례임.
※ 판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사건정보와 인용문은 원문 그대로이며, 인용은 원문 대조 검증을 거쳤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본문과 일치하는지는 원문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병원은 지정된 환자를 무조건 받아야 하나요?
A. 지정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기존의 ‘정당한 사유’ 판단 구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이 있었다는 사정이 거부 경위를 평가하는 고려 요소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전망일 뿐 확정된 법적 기준은 아닙니다.
Q. 응급실에서 수용을 거부당해 환자가 피해를 입으면 병원이 바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A. 손해배상 책임은 거부나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에 따라 달라지며, 지정 제도 도입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과 거부의 경위를 기록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분쟁 시 출발점이 됩니다.
Q. 수용 능력이 없는 병원이 지정되어 치료가 지연되면 누구 책임인가요?
A. 이 경우 병원의 책임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 과정의 판단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 아니면 지정 기관’ 식의 단순한 양자택일로 책임이 정해지는 구조는 아니며, 구체적 경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현재 보도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인가요?
A. 아닙니다. 법률안은 발의, 상임위 의결, 본회의 의결, 공포, 시행 단계를 거치며, 보도 시점만으로는 어느 단계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본회의를 통과했더라도 공포·시행 전이라면 아직 현행 제도로 볼 수 없으므로 조문과 공포 여부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참고한 뉴스
이 글은 아래 보도를 계기로 작성된 법률 정보 글입니다.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응급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의료계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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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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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중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 출신 변호사로,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를 지냈습니다. 응급실 수용 거부·전원 지연 사건에서는 사건 초기부터 구급·상황실 기록과 진료기록을 함께 정리하고, 병원·보험사·상대방 주장의 근거를 하나씩 검토해 반박 논리를 세웁니다. 예상되는 결과의 범위를 숨기지 않고 설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