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중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태신(메디칼로)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작성·감수
디비(DB) 마케팅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알선에 해당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DB 마케팅’이라는 이름만으로 위법이 되거나 적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갈림길은 병원이 업체에 무엇을 대가로 돈을 주기로 했는가에 있습니다.
광고 노출과 제작의 대가로 정액을 지급했다면 광고비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환자가 실제로 내원하거나 결제한 실적에 연동해 대가를 지급했다면, 환자 유인·알선의 대가로 볼 위험이 커집니다.
즉 문제는 ‘온라인 마케팅을 했느냐’가 아니라 ‘환자 한 명을 데려온 값을 지불했느냐’입니다.
의료법이 금지하는 ‘유인·알선’의 범위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거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이 “누구든지”입니다. 병원과 의료인만이 아니라, 마케팅 업체와 그 대표·직원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사주’까지 금지하므로, 병원이 직접 환자를 접촉하지 않고 업체에 맡겼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규정이 모든 병원 홍보를 막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광고는 의료법상 별도의 규제를 받을 뿐,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행위입니다.
실무에서는 그 행위가 단순히 의료기관과 의료서비스를 알리는 수준인지, 아니면 특정 환자를 특정 병원으로 연결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 구조인지를 기준으로 광고와 알선을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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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인가 알선 대가인가 — DB 마케팅 위법성의 갈림길

DB 마케팅은 보통 랜딩페이지나 SNS 광고로 잠재 환자의 이름·연락처를 모으고, 그 명단을 병원에 넘긴 뒤 대가를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정산 방식이 위험도를 결정합니다. 아래 표는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계약 형태를 위험도 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대가 지급 방식 | 위험도 | 평가 포인트 |
|---|---|---|
| 월 정액 광고비, 노출·클릭 기준 과금 | 낮음 | 광고 매체 이용료로 평가될 여지 |
| DB(리드) 1건당 정액 | 중간 | 광고 성과 지표인지 유치 대가인지 다툼 |
| 실제 내원 건수당 지급 | 높음 | 환자 유치 실적에 직접 연동 |
| 시술·수술 결제액의 일정 % | 매우 높음 | 전형적인 알선 수수료 구조로 평가 |
정리하면, 대가가 ‘광고 노출’에서 멀어지고 ‘환자의 결제’에 가까워질수록 위법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결제액 비율 정산은 병원 매출을 업체와 나누는 구조이므로, 단순 광고 대행이라는 설명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계약서보다 실제 운영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계약서에 ‘광고 대행 용역’이라고 적어 두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판단 대상은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진 일과 돈의 흐름입니다.
계약서는 정액 광고비인데 실제로는 내원 실적에 따라 추가 정산을 하거나, 별도 계좌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가 문제되기 쉽습니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지점이 업체 직원의 상담 대행입니다. 업체가 수집한 연락처로 직접 전화해 시술을 권유하고, 가격을 안내하고, 예약까지 잡아준다면 이는 광고가 아니라 환자를 특정 병원으로 데려가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본인부담금 할인·면제, 현금 페이백, 상품권 지급을 미끼로 DB를 모았다면, 이는 의료법이 금지하는 유인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큽니다.
의료법보다 먼저 터지는 함정 — 개인정보와 사무장병원 리스크

실무에서 DB 마케팅 사건은 의료법만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오간 것은 대부분 건강 관련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 동의 없이 수집·제공된 명단을 사들인 경우 —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
- 제3자 제공 동의 없이 병원에 넘긴 경우 —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
- 수신 동의 없는 광고 문자·전화 — 정보통신망법상 문제 소지
- 병원 매출을 나누는 구조가 심화된 경우 —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운영(사무장병원) 논란
특히 마지막 항목이 위험합니다. 업체가 환자 유치뿐 아니라 상담 인력 배치, 가격 결정, 매출 분배까지 관여하면 단순 마케팅을 넘어 의료기관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수사 단서는 업체 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업체가 수사를 받으면 정산 자료와 거래 내역을 통해 계약 병원들이 함께 조사 대상이 되는 흐름도 나타납니다.
병원과 업체, 각각의 책임 구조
환자 유인·알선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경우 의료법상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정형은 적용 조항과 개정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행 법령의 벌칙 규정을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의료인에게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이 뒤따를 수 있고, 법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라면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업체 측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는 항변만으로 책임을 벗기는 어렵습니다. 금지 규정 자체가 ‘누구든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 점검할 것과 이미 문제가 생겼을 때

아직 계약 단계라면 다음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대가가 노출·제작 기준인지, 내원·결제 기준인지
- 업체 직원이 환자와 직접 통화·상담·예약을 하는지
- DB의 수집 경로와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 문구가 있는지
- 할인·페이백·상품권 등 금전적 유인을 광고에 쓰는지
- 정산서·세금계산서와 실제 입출금 내역이 일치하는지
이미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계약서, 정산 내역, 광고 소재, 상담 스크립트, 통화 녹취입니다. 이 자료들이 ‘광고였는지 알선이었는지’를 가르는 실질적인 판단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자료를 급하게 정리하거나 수정하는 행위는 사안을 훨씬 불리하게 만듭니다.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 오히려 방어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병원을 알린 값인가, 환자를 데려온 값인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시면 지금 진행 중인 계약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하실 수 있습니다.

⚖ 관련 판례
아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검색된 실제 판례 중, 이 글의 쟁점과 관련된 것을 선별한 것입니다.
-
대법원 2017도1807 (2023.07.17 선고)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료법위반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비의료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
▸ 의료법 제33조 위반(무자격자 의료기관 개설·운영) 사건으로, 글의 주제인 의료법 위반과 같은 법 영역이며 형식과 실질을 구분해 판단하는 접근법이 참고가 됩니다. 다만 유인·알선 쟁점과 직접 일치하지는 않는 참고 수준입니다.
※ 판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사건정보와 인용문은 원문 그대로이며, 인용은 원문 대조 검증을 거쳤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본문과 일치하는지는 원문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DB 마케팅을 이용하면 무조건 의료법 위반인가요?
A. ‘DB 마케팅’이라는 명칭 자체로 위법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병원이 업체에 무엇을 대가로 돈을 지급하기로 했는지에 있으며, 광고 노출·제작의 대가인지 아니면 환자를 데려온 실적에 대한 대가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DB 1건당 정액으로 대가를 지급하면 안전한가요?
A. 리드 1건당 정액 지급은 광고 성과 지표로 볼 여지와 환자 유치 대가로 볼 여지가 함께 있어 다툼의 소지가 있는 중간 위험 구조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위법성은 계약의 구체적 내용, 대가 산정 방식, 업무 실질 등을 종합해 판단되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실제 내원이나 결제액에 연동해 대가를 주는 계약은 어떤가요?
A. 내원 건수당 지급이나 시술·수술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방식은 환자 유치 실적에 직접 연동되어 알선 수수료 구조로 평가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대가 지급 방식을 신중히 검토하실 것을 권합니다.
Q. 환자 접촉을 마케팅 업체에 맡기면 병원은 책임을 피할 수 있나요?
A. 의료법상 유인·알선 금지 규정은 ‘누구든지’를 대상으로 하고 ‘사주’ 행위까지 포함하므로, 업체에 위탁했다는 사정만으로 병원이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병원과 의료인뿐 아니라 마케팅 업체와 그 관계자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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